한국무역협회
최태문 기자 | EU 집행위가 순환경제 계획의 일환으로 지난 3월 제안한 '지속가능한 제품에코디자인규정(ESPR)'에 대해 EU 재활용업계 등은 재활용산업 위축 가능성을 지적하며 반대했다.
ESPR은 소비자 가전제품의 '채취-제조-사용-폐기' 라이프사이클을 중단하고, 제조사에게 상품의 내구성과 재사용, 수리 및 재활용 가능성 등 요건을 부과하는 규정으로 현재 EU 이사회와 유럽의회가 해당 법안을 심사 중이다.
재활용업계는 ESPR이 재활용업자에게 신제품 제조와 유사한 수준의 요건을 부여, 재활용업계가 해당 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재활용(refurbishing)의 정의를 신제품과 유사한 수준의 '성능 또는 기능'을 복구하는 것으로 정의, 재활용업체에 보증기간 등 신품 제조사와 유사한 법적 의무가 부과되며, 이로 인해 재활용업 운영이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현재 재활용업계의 80% 이상의 업무가 데이터 삭제, 단순 청소, 액세서리 추가 등 수리를 통한 기능 회복과는 관련이 없는 업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환경시민단체 ECOS도 ESPR의 재활용 등 정의가 분명하지 않으며 독립 수리업자와 중고업자 등의 법적 지위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업계는 제조사의 수리 네트워크 독점으로 독립 수리업자의 부품 및 매뉴얼 접근이 어렵고, 이로 인한 수리비 상승 등 재활용 확대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독립 수리업자의 부품, 매뉴얼 등 접근성이 확보되면 제조사 수리 네트워크와 별도로 재활용업체 간 수리 가격 경쟁이 확대되고, 수리비용도 줄어들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재활용업계는 집행위에 대해 거대 제조사의 수리 네트워크 독점을 강화하는 모든 조치가 금지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EU 집행위는 ESPR이 제조사에 향후 재활용 등 수리가능성을 향상하는 디자인 요건 등을 부과하기 위한 것으로, 재활용 등의 정의와 부품 및 매뉴얼 접근성 등은 향후 ESPR 이행을 위한 집행위의 이행입법을 통해 구체화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뉴스출처 : 한국무역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