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경제=김진원 기자] 2021 국정감사(이하 국감)가 한창 진행 중인 가운데 부동산시장을 둘러싼 야당의 공세가 거세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집값은 그야말로 폭등세를 보이면서 실수요자들의 `집 마련`은 어려워졌고, `벼락거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 `빚투(빚내서 투자)` 등 각종 신조어들을 양산하면서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사실상 `역대급` 실패로 완전히 굳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본보는 문재인 정부 말기 마지막 국감이자 내년 대선을 약 5개월 앞두고 열리는 이번 국감에서 이목을 끌고 있는 부동산 이슈들이 무엇인지 알아보고자 한다.
한국부동산원, 文 정부 말기 돼서야 표본 ↑… 부실 통계 자인할 꼴 `지적`
전문가 "주택 시세 정확히 반영해 신뢰성 높여야"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지적은 물론 부동산 통계에 주요 근거로 활용된 한국부동산원(이하 부동산원)의 엉터리 통계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부동산원은 지난해 국감에서 통계를 두고 신뢰도 지적을 받자 이후 개편 과정을 통해 조사 표본을 늘리고 올해 7월이 돼서야 첫 통계를 발표했다. 그런데 이전과 달리 아파트값 평균 수치가 급등한 결과가 나오면서 그간 부실하고 부정확한 통계로 일관해 온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즉, 문재인 정부 임기 내내 부동산 통계에 대한 지적이 있었는데도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하필 임기 말기 시점에 표본을 늘린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정동만 국민의힘 의원은 "그동안 부동산원의 통계는 정부의 `집값 상승이 심각하지 않다`는 주장의 근거로 활용됐는데 왜 정부가 끝나는 시점에서야 표본을 개선하는지 의문"이라면서 "전셋값도 임대차 3법 이후 민간 통계는 상승률이 2배가 넘는다고 하지만 겨우 8% 상승했다고 하는 부동산원의 통계를 국민과 전문가들은 신뢰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손태락 부동산원 원장은 "그간 통계 방식이 민간과 달랐고 표본 수가 적었던 차이가 있었다"고 인정하며 "표본을 늘린 만큼 앞으로 신뢰도를 향상시키겠다"고 답했다.
더 나아가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에 부동산원이 한몫했다는 비난도 나왔다. 엉터리 통계를 기반으로 정책들이 나온 만큼 애초에 정부 정책은 시장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채 올바른 기능을 발휘할 수 없었고, 정부의 패착과 무능함으로 임기 내내 애꿎은 국민들만 고통을 받아왔다는 질타다.
더불어 서울 지역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은 71.9%인 반면, 부동산원 통계에 잡힌 상승률은 14.9%인데 따른 공시가격 산정 문제가 지적됐다. 정부가 부동산 정책 효과를 위해 통계는 낮게 잡으면서도 증세를 위해 공시가는 높게 잡은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집권 여당 역시도 부동산원 통계를 두고 문제가 있다며 비판에 가세하는 모양새다.
소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조사하는 방식과 조사 표본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부동산원과 다른 민간기관 집값 통계 결과가 2배 이상 차이가 난다는 점은 납득이 안 된다"며 "정부발 공식기관의 통계가 정확하지 못하면 올바른 주거정책이 만들어질 수 없고, 국민들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믿고 따라갈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업계 전문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부동산원 집값 통계가 부실하다는 점이 도마 위에 올랐다"며 "부동산원이 올해 집값 통계 표본 주택 수를 늘리는 등 개선에 나섰다고는 하나 여전히 부족한 만큼 주택 시세 정확히 반영하고 객관성과 신뢰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3년간 20대 이하 주택 구입 35조 원, 14만2000건 `육박`
`가족찬스` 통해 주택자금 조달… MZ세대 자산 격차 `심화`
또 최근 3년간 20대 이하 주택구입액이 수십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자산 격차 완화를 위한 특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1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이 부동산원으로부터 입수한 `연령대별 주택 구입 현황`을 보면 20대 이하 주택 구입 건수가 2019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최근 3년간 14만1851건으로 구입액만 35조537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2019년 3만5270건, 7조7009억 원 ▲2020년 6만1919건, 15조6479억 원으로 해마다 폭발적으로 증가세를 보인다는 점도 큰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설상가상으로는 소득이 적은 20대 이하 주택 구입의 대다수가 `가족찬스`로 주택자금을 조달하면서 이들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 안에서도 자산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김 의원은 "소득이 적은 20대 이하 연령층이 수십만 건, 수십조 원에 달하는 주택을 구입했다는 것은 매우 비상식적인 자산 격차로 상대적으로 집값을 마련할 자금이 없는 청년들의 경우 박탈감을 더욱 심해질 것"이라며 "어린 청년들의 꿈마저 빼앗고 있는 상황인 만큼 일자리, 주거, 자산형성 등 청년들의 격차 완화를 위한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지적에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부동산 편법 증여 등 부동산시장을 교란하는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일환으로 부동산거래분석원 도입의 필요성을 꺼냈다.
노 장관은 "편법 증여가 의심되는 사례들에 대한 국세청의 대대적인 세무조사가 착수됐고 현재 부동산거래분석원 도입 관련 법안이 국회 상임위에 올라와 있는 만큼 조속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부 출범 이후 서울 중소형 아파트 평균 2배 ↑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 "사회초년생, 신혼부부, 집 마련 어려워져… 상황 개선 시급"
서울 중소형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4년간 약 2배 상승하면서 서민들이 집을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달 1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부동산원의 서울 내 아파트 전용면적별 매매 시세를 분석한 결과, 전용면적 40~62.8㎡(부동산원 기준)인 중소형 아파트 평균 시세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직후인 2017년 6월 당시에는 3억7758만 원이었지만 올해 6월 7억3578만 원에 달하며 1.9배 상승 수치를 기록했다.
지역별로 중소형 아파트 시세를 보면, ▲성동구 4억7835만 원→10억7173만 원 ▲강동구 3억6941만 원→7억5234만 원 ▲노원구 2억7153만 원→5억5182만 원 등으로 급등한 것으로 나왔다.
이뿐만 아니라 2017년 6월 서울 전체 25개 구 가운데 강남구만이 중소형 아파트 평균 시세가 6억 원을 넘었지만, 올해 6월에는 19개 구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범위를 넓혀 전국적으로 살펴봐도 비슷한 추세를 보인다. 최근 소형주택 가격마저 치솟으면서 서민 주거 사다리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마저 나온 형국이다.
최근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월간 주택매매가격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9월) 전국 전용면적 60㎡ 이하 아파트의 가격은 평균 3억3033만 원으로, 2017년 5월 당시 1억9661만 원이던 것을 고려하면 4년간 68% 상승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서울 내 중소형 아파트의 경우 청년이나 사회초년생, 신혼부부의 수요가 많은 곳임에도 이제는 시세가 7억 원대를 넘기면서 주거하기 어려워졌다"면서 "이처럼 문재인 정부 들어서 서민과 실수요자의 주거 부담이 심각해진 상황을 빨리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AU경제(http://www.areyou.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