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미 호건(Yumi Hogan)은 미국 메릴랜드주 퍼스트레이디로 전남 나주 태생이다.
그녀의 남편 래리 호건(Larry Hogan)은 2014년에 메릴랜드주지사에 당선되었고, 2018년에 메릴랜드주 243년 역사상 두 번째로 재선에 성공한 공화당 소속 주지사이다.
유미 호건 여사는 주지사 퍼스트레이디로 일정을 소화하면서 예술대학교수이자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아시아계 권익 신장과 미술작가로서 소아 환자, 암 환자를 위한 미술치료 프로그램 ‘유미 케어스’를 운영 등 바쁜 가운데 이번에 자서전을 출간해서 보내왔다.
유미 호건 여사의 자서전 ‘우리가 서로에게 선물이 된다면(If We Can be Gifts to Each Other)’은 5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5부에는 ‘국가 간 천연염색 교류’에 관한 글이 있다.
그 내용은 고향 나주에 있는 한국천연염색박물관을 계기로 한국과 메릴랜드주가 천연염색 교류를 할 수 있도록 진행했고, 한국의 인디고 쪽을 볼티모어 소재 ‘공원과 사람 재단’ 농장 부지에 재배한 이야기이다.
자서전에서는 길지 않게 소개되어 있으나 그동안 유미 호건 여사는 한국의 천연염색을 미국에 알리기 위해 언더아머 본사 방문, 천연염색 세미나 개최 지원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성과도 많았다.
지난 4월 미국 메릴랜드 예술대학에서 개최한 국제 천연염색 온라인 심포지움 또한 유미 호건 여사의 노력에 의한 산물이었다.
이 행사 말미 토론에서 미국의 한 여성은 천연염색을 배우려 한국에 오고 싶다는 의사를 나타냈는데, 그 만큼 한국천연염색에 관해 관심이 높고, 높이 평가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그런데 사실 천연염색의 전통은 세계 각지에서 존재했었고 지역의 자원을 염료로 삼아 발전했다. 미국 또한 다르지 않았다. 미국 농무부 산림청 자료에 의하면 미국과 캐나다 원주민은 다양한 자원을 염료로 사용했다.
대표적인 염료로 혈근초(血根草, Sanguinaria canadensis)는 붉은 염료를 생산하여 염색 하는 데 사용되었다. 조류로는 녹색 염료를 만들었고, 지의류로는 황색 염료를 만들어 이용했다.
처진물오리나무(Alnus incana)의 겉껍질은 머리를 붉은 색으로 염색하는데 사용했으며, 속껍질은 노란색 염료를 만드는 데 사용했다. 일부 원주민 부족은 이 나무 추출물을 숯가루 및 검은 흙과 섞어 검은색 염료로 사용했다.
미국 서부에서는 붉은오리나무(Alnus rubra)로 빨간색, 적갈색, 갈색, 주황색 및 노란색 염료를 만들어 바구니, 가죽, 모카신, 머리카락, 어망, 카누, 천 및 기타 품목을 염색하는 데 사용했다. 이외에 나무딸기나무류, 서양소루쟁이(Rumex hymenosepalus), 서양쐐기풀(Stinging nettle), 미국붉나무(Rhus glabra) 등이 이용되었다.
특히 아메리카 원주민은 백호두나무(Butternut, Juglans cinerea) 껍질로 갈색 염료를 만들고 어린뿌리를 사용하여 검은색 염료를 만들었다. 남북전쟁 당시 남부 연합군이 입었던 그 유명한 회색 코트 또한 버터넛(Butternut)으로 불리는 백호두나무 추출물로 염색한 것이었다.
원주민 외에 유럽의 이민자들은 인디고식물인 콩과의 인디고페라와 닮은 낭아초(狼牙草)에서 인디고 염료를 채취하여 이용했다.
미국에는 이처럼 염색전통과 염료자원이 풍부하게 존재함에도 한국 천연염색에 관심이 높게 된 것은 유미 호건 여사의 한국천연염색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 SNS 등을 통한 한국천연염색문화의 전파, 다문화 국가인 미국에서 전통의 주체에 대한 관념 차이와 그로 인해 지역 전통 천연염색의 발굴과 개발의 노력 부족, 최근 친환경적인 천연염색에 관한 높은 관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 할 수가 있다.
이 결과는 역으로 한국 천연염색이 더욱더 발전하려면 전통 염색의 재발견과 기술개발,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사회를 향해 적극적인 보급과 홍보가 필요함을 말해 주고 있다.[허북구 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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