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경제=서승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개인 위생을 중요하게 여기는 국민들이 늘면서 살균제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살균제 독성이 무해하다고 오해할 수 있는 광고가 많아 관련 대책 마련이 시급해지고 있다.
시중에 유통ㆍ판매 중인 살균제는 「생활화학제품 및 살생물제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화학제품안전법)」에 따라 사람ㆍ동물의 건강과 환경에 부정적 영향이 없거나 적은 것으로 오해할 수 있는 무독성, 무해성, 환경ㆍ친환경, 인체ㆍ동물 친화적 등의 유사한 표현을 표시해 광고할 수 없다.
하지만 최근 한국소비자원 조사 결과, 시중에 판매 중인 살균제에 독성이 건강에 무해하다고 오해할 수 있는 문구가 다수 표시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7일 한국소비자원은 시중에 유통ㆍ판매 중인 살균제 제품의 광고 내용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고 있는 살균제 350개 중 120개(34.3%) 제품에 화학제품안전법에서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 무해성(77개, 22%), 환경ㆍ친환경(59개, 16.9%), 무독성(36개, 10.3%) 등의 문구가 표시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살균제 350개 중 295개(84.3%)에서는 `안전한`, `안심할 수 있는` 등 화학제품안전법에서 사용을 금지하는 문구와 유사한 표현을 표시ㆍ광고하고 있어 명확한 관리 방안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잘못된 정보가 표기된 살균제를 구입한 소비자는 안전 사고 위험도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소비자원이 살균제 구매 경험이 있는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건강ㆍ환경에 대한 오인성 표현에 노출될 경우 해당 살균제가 유해하지 않다고 인식하는 비율이 183.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피부 접촉ㆍ흡입 방지를 위해 주의하지 않는다는 비율도 56.9%로 증가했다.
특히 소비자들은 화학제품안전법에서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 표현이 사용된 제품이 다른 제품보다 건강에 부정적 영향이 없거나 적다고 잘못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살균제를 반복적으로 사용할 경우 사람, 동물, 환경에 미치는 유해 정도에 대해서는 소비자 500명 중 257명(51.4%)이 유해하다고 답변해 유해하지 않다는 비율(65명, 13%)보다 약 4배 높았다.
반면 건강ㆍ환경에 대한 오인성 표현을 사용해 광고하고 있는 살균제는 소비자 500명 중 184명(36.8%)이 유해하지 않다고 답변해 유해하다는 비율(135명, 27%)보다 약 1.4배 높았다.
살균제 사용에 대한 주의 수준도 오인성 표현이 표기된 제품을 사용한 소비자들이 더 낮았다. 소비자 500명 중 350명(70%)은 살균제 사용 시 피부 접촉이나 흡입 방지를 위해 주의한다고 답변해 주의하지 않는다는 비율(65명, 13%)보다 약 5.4배 높았다. 그러나 건강ㆍ환경에 대한 오인성 표현을 사용해 광고하고 있는 제품의 소비자는 피부 접촉이나 흡입 방지를 위해 500명 중 283명(56.6%)만 주의한다고 답변해 주의 정도가 감소했다.
이처럼 살균제에 잘못된 정보가 표기돼 소비자들이 살균제를 무해하다고 오해해 잘못 사용할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
이는 살균제 독성 표시ㆍ광고에 대한 관리가 미흡하다는 증거가 아닐까. 정부가 살균제 독성 표시에 대한 별도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것은 어떨까. 정부가 신속한 판단으로 살균제 독성 표시ㆍ광고에 대한 보완을 이어 나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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