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경제=서승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영향으로 디지털 소비가 급증하고 있어 관련 정책 마련이 시급해지고 있다.
지난 10일 한국소비자원은 코로나19 이후 변화한 국민의 소비 생활을 볼 수 있는 `2021년 한국 소비 생활 지표`를 조사해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국민 1만 명 중 8207명(82.1%)은 디지털로 소비해 2019년 44%보다 2배가량 증가했다. 많이 이용한 유형은 인터넷ㆍ모바일쇼핑(65.8%), TV 홈쇼핑(40.3%), SNS 플랫폼쇼핑(20.8%) 순이다. 올해 처음 조사된 개인 간(C2C) 거래 플랫폼쇼핑 이용률은 16.6%로 국민 100명 중 17명이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별로는 20대와 30대의 디지털 소비 이용률이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모든 연령대의 이용률이 증가했다. 50대는 코로나19 이후 2.6배(2019년 29.5%→2021년 79.2%)가 증가했고 60대 이상은 10배 이상(2019년 5.6%→2021년 57.6%)이 급증해 코로나19 영향으로 50~60대 디지털 소비가 급격하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추세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다른 조사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지난 3월 발표한 2020년 인터넷 이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인터넷쇼핑 이용률에서 50대는 2019년 44.1%에서 지난해 60.2%, 60대는 2019년 20.8%에서 지난해 31.4%로 늘었다. 50대와 60대의 인터넷뱅킹 이용률도 2019년에는 각각 55.9%와 26.9%에 그쳤지만 2020년에는 79.1%와 50.5%로 크게 증가했다.
또한 한국소비자원 조사 결과, 디지털 소비 과정에서 소비자가 가장 많이 겪은 문제 내용은 `품질 불량(34.3%)`으로 드러나 관련 정책 마련이 시급했다. 이어 `과장 광고(32.9%)`, `상품ㆍ서비스 대비 비싼 가격(29%)`, `개인정보 유출ㆍ사기 불안(24.9%)`, `교환ㆍ취소ㆍ환불 등 피해 해결 어려움(24.4%)` 등의 순으로 문제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과장 광고는 TV 홈쇼핑과 SNS 플랫폼쇼핑에서 각각 42.3%, 30.9%로 가장 높았고 개인 간(C2C) 거래 플랫폼쇼핑은 `교환ㆍ취소ㆍ환불 등 피해 해결 어려움(36.9%)`, 해외직구는 `오배송 및 배송 지연(38.3%)` 문제가 크게 두드러졌다.
디지털 거래와 관련된 정책 수요를 조사한 결과, `신원 정보 제공 등 거래당사자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는 제도 도입(73.4%)`, `계약 내용을 명확히 표현하는 문구 및 인증 정보 제공 등 정보 제공 강화(72.5%)`, `안전한 결제시스템 도입(68.5%)`, `통신 판매 업자에 대한 관리ㆍ감독 강화(49.5%)`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이 가운데 `거래당사자를 손쉽게 확인하는 제도 도입`에 대해서 40~60대 이상(각각 74.2%, 73.5%, 72.2%)이 가장 필요하다고 답했고 20대는 `정보 제공 강화(75.5%)`, 50대는 `통신판매업자 관리ㆍ감독 강화(51.6%)`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처럼 디지털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관련 정책 수립은 여전히 걸음마 단계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디지털 소비 생활 관련 조사를 바탕으로 소비자의 정책 수요를 반영한 관련 법령 개정 및 정책 수립을 추진하는 정책 세미나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르면 이달 중 세미나가 개최된다고 해도 디지털 소비 증가에 대한 정책이 수립되고 시행되는 것은 몇 년 뒤나 가능해질 것이다. 이 같은 정부의 행보는 국민을 외면하는 셈이 아닐까.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소비 생활 향상을 위해서는 이들이 응답한 데이터에 따라 신속하게 정책을 수립해야 하는 시점이다. 정부는 신속한 정책 수립을 위해 한국소비자원과 손을 맞잡고 통계를 확보해 곧바로 시행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는 건 어떨까. 정부가 보다 디지털 소비 증가 관련 정책 수립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서 국민의 소비 형태에 발맞출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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