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경제=조현우 기자] 경기 안산시 고잔연립3구역(재건축)이 시공자 선정을 향해 기대감을 높이고 있지만, 업계 일각에서 부당한 `내역 입찰`이란 주장과 함께 이목을 끌고 있다.
최근 고잔연립3구역 재건축 조합(조합장 홍순찬)에 따르면 조합이 지난 18일 조합 사무실에서 시공자 선정 입찰을 마감한 결과 ▲현대건설 ▲SK에코플랜트 2개 사가 참여해 입찰이 성사됐다. 조합은 다음 달(12월) 중 시공자 선정까지 마무리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안산 단원구 인현중앙길 229(고잔동) 일원 4만7417.7㎡를 대상으로 한 고잔연립3구역은 지하철 4호선과 수인분당선 환승역인 고잔역이 인근에 있어 교통환경이 우수하다. 아울러 화랑유원지, 화랑저수지, 원고잔공원, 안산화랑오토캠핑장 등이 밀접해 주거환경이 쾌적하다.
앞으로 선정될 시공자와 조합은 이곳에 용적률 249.97%를 적용한 지하 3층~지상 35층 규모의 공동주택 13개동 1145가구 및 부대복리시설 등을 신축할 계획이다.
특정 건설사 질의에 입찰마감 D-6 "입찰지침서 변경"
물량산출 근거 등 내역
그런데 축제 분위기를 보여야 하는 고잔연립3구역에서 시공자 선정을 앞두고 불협화음 조짐이 보인다. 특히 시공자 선정과 관련해 조합원들의 권익을 위해서는 재건축 입찰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규정을 준수할 필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먼저 이곳 조합이 이달 18일 시공자 선정 입찰마감을 6일 앞둔 12일 현장설명회에 참석한 건설사들에게 보낸 공문을 보면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에 의거해 건설사가 설계를 제안하는 경우 설계도서, 공사비 명세서, 물량산출 근거, 시공 방법, 자재사용서 등을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대해 답변서를 보낸 현대건설 측은 "입찰에 참여할 건설사는 현장설명회에서 조합에게 받은 입찰지침서를 준수하는 것이 마땅한데, 당시 입찰지침서에 명기되지 않은 추가 서류를 한 특정 건설사의 질의에 대한 답변으로 요구했다"면서 "조합원에게 최고의 이익을 드리기 위해 준비하는 회사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입찰에 참여하는 자체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시도"라고 밝혔다.
아울러 회사 측은 "관련 지침에 따라 조합이 요구한 자료들의 작성에 45일의 입찰기간이 주어지지만, 조합은 현장설명회~입찰마감까지 단 30일의 기한을 뒀고 입찰마감이 6일 남은 시점에서 추가 사항을 언급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도시정비업계 전문가들은 현대건설이 특정 시공자와 조합의 맞춤식 입찰이 이뤄진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시공권 경쟁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놨다.
조합 측에선 현대건설의 의문에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특히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과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명시된 사항을 따랐을 뿐 회사에서 주장하는 `내역 입찰`이 아니라는 주장과 함께 내역 입찰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현대건설은 `입찰비용산출내역서 및 물량산출내역서 등을 제출해야 하는 내역 입찰`이라면서 `내역 입찰은 입찰기간 45일 적용`의 룰을 지켜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조합원들 사이에서도 `내역 입찰이다` vs `정당한 입찰이다`란 논점을 두고 이슈화되면서 시끄러워지고 있다.
한 조합원은 "조합 설립 때부터 2개 건설사가 공을 들인 만큼 이들의 경쟁이 치열해보인다"면서도 "다수 조합원이 공정하고 바른 시공자 선정을 원하고 있는 만큼 조합이 입찰공고와 입찰지침서에 대한 바른 판단을 해야 정상적인 경쟁이 벌어질 수 있고, 조합원의 권익도 올라간다"고 토로했다.
SK에코플랜트, 공정한 시공권 대결 주장 `시공권 판짜기` 아니다
한편, SK에코플랜트는 최근 조직이 변경되면서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신임 대표이사 사장 체제에서 첫 수주전을 치르는 곳으로 고잔연립3구역을 선택했다.
신임 대표는 SK에코플랜트의 친환경 중심 사업 재편을 지휘하고 있으나 주택 관련 사업 역시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3분기까지 SK에코플랜트의 건축ㆍ주택사업 부문 누적 매출액(1조4540억 원)은 전체 매출에서 약 28%의 비중을 기록했다.
그러나 고잔연립3구역의 시공자선정총회 윤곽이 나온 가운데, 도시정비업계에서 수주에 목마른 SK에코플랜트가 이번 총회를 앞두고 `조합 유착설` 등 악재가 터져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도 화제다. 업계 한쪽에서는 마치 짜인 각본처럼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시공자 선정 과정이 과거와 달리 시끄러워질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총회를 앞두고 조합원들이 꼼꼼한 검토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SK에코플랜트 도시정비사업팀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자사의 공정한 경영을 토대로 절대 불법을 저지르지 않는다는 주장과 함께 공정한 경쟁만 있을 뿐이라고 일축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서 한 전문가는 "특정 건설사와 조합의 유착설이 불거지고 있는 만큼 조합에서는 투명하고 공정한 입찰을 유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면서 "특정 건설사와의 조합 결탁설에 대해 해명하고 경쟁을 유도해야 최고의 사업 조건을 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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