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경제=김진원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수행실장인 한준호 의원이 막장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17일 한 수행실장은 `영부인도 국격을 대변한다`는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개진하면서 `두 아이의 엄마 김혜경 vs 토리 엄마 김건희` 라는 표현을 썼다. 이 후보의 아내인 김혜경씨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의 아내인 김건희씨를 비교하며 윤 후보를 비난함과 동시에 이 후보를 상대적으로 치켜세우기 위한 의도로 보이지만 비유 자체가 매우 부적절했다. 김혜경씨가 두 아이를 출산했고, 김건희씨는 슬하에 자녀가 없고 토리라는 강아지를 키운다는 점을 지적한 것인데 사실상 출산 유무를 우열의 기준으로 삼고 심지어 국격과도 연관을 시킨 만큼 논란이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비난이 쏟아지자 한 의원은 40분 후 해당 표현을 삭제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더군다나 윤 후보와 김건희씨는 과거 유산의 아픔을 겪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해당 발언은 더 큰 파장을 몰고 왔다. 윤 후보 측에 따르면 윤 후보는 김건희씨가 임신했을 때 "아이가 태어나면 업고 출근했다"고 기뻐할 정도였지만 안타깝게도 유산을 해 이후 아이 대신 강아지와 고양이를 키우기로 한 것이다.
아무리 전쟁터와 같은 정치판이라도 인간이 지켜야할 선이 있다.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라면 더더욱 인격이라는 것을 잘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집권여당 대선후보의 수행실장이자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은 인간이 갖고 있어야 할 기본적인 소양도 못 갖춘 듯하다.
윤 후보 측은 "윤석열 후보나 배우자가 해당 사안에 대해 언급한 것은 없지만 내용을 접하고 얼마나 가슴이 아팠겠냐"며 "아이를 낳지 못하는 여성은 국격을 떨어뜨리는 것인가. 도대체 아이가 있느냐 없느냐와 국격이 무슨 상관이냐"며 불쾌감을 숨기지 못했다.
정의당 역시 "한준호 수행실장이 글을 지웠다고 하더라도 정치적 책임까지 지울 수는 없으며 지켜야할 선이 있음에도 대선 후보의 배우자라는 이유만으로 한 여자를 임신과 출산, 육아의 도구로 취급하는 일은 용납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아무리 살벌한 정치판이라도 이기기 위해서라면 한 여자의 상처를 약점 삼아 이토록 잔인할 수 있는가. 이재명 후보 측은 한 의원이 수행실장을 맡고 있는 만큼 해당 발언에 대한 입장 정리와 추후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발언 이후 모습을 감춘 한 의원 역시 지금이라도 사과를 하는 것이 현명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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