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토대학교·VTT·IQM이 참여한 연구 컨소시엄, 양자 컴퓨터 확장성 가로막는 비대한 제어 시스템 대체 기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Nature Electronics)에 게재된 새로운 논문에 따르면 핀란드 연구원들이 양자 컴퓨터를 절대영도에 가까운 온도에서 운용하고 제어하는 데 필요한 고품질의 극초단파 신호를 생성하는 회로를 개발했다. 이는 양자 프로세서의 큐비트(qubit) 수를 크게 늘릴 수 있어 제어 시스템이 양자 프로세서로 한 발 더 가까이 다가서는 계기가 될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된다. 양자 프로세서의 큐비트를 제어하는 메커니즘은 양자 컴퓨터의 규모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큐비트 제어는 통상 일련의 초단파 펄스가 담당한다. 양자 프로세서는 절대영도에 가까운 온도에서 작동하기 때문에 초단파 제어 펄스는 보통 광대역 케이블을 통해 상온에서 저온 환경으로 유입된다. 큐비트 수가 늘면 케이블도 덩달아 증가하는데 이 부분이 양자 프로세서의 잠재적 규모를 제한한다. 큐비트를 냉각하는 냉각 장치가 케이블을 수용하느라 덩치를 키우게 되면 냉각이 더욱 어려워지고 결국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된다. 알토 대학교, 핀란드 VTT 기술 연구 센터(VTT Technical Research Centre, 이하 ‘VTT’), IQM 퀀텀 컴퓨터스(IQM Quantum Computers, 이하 ‘IQM’) 등이 참여한 연구 컨소시엄은 이런 난제를 해결할 핵심 부품을 최근 개발했다. 알토 대학교와 VTT 소속 교수이자 IQM 공동설립자 겸 수석과학자인 미코 뫼퇴넌(Mikko Möttönen) 컨소시엄 팀 리더는 “양자 프로세서처럼 극한의 저온인 -273℃에서 동작하는 정밀 초단파 소스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컨소시엄이 개발한 새로운 극초단파 소스는 양자 프로세서와 통합이 가능한 온칩 기기다. 밀리미터 이하 수준의 크기를 자랑하며, 잠재적으로 서로 다른 온도를 잇는 고주파 제어 케이블을 요구하지 않는다. 저전력 저온 초단파 소스를 사용하면 좀 더 작은 크라이오스탯(cryostat, 극저온 유지 장치)을 사용해도 프로세서 내의 큐비트 수를 늘릴 수 있다. 뫼퇴넌 교수는 “우리의 기기는 이전 버전보다 100배 많은 전력을 생산한다”며 “큐비트를 제어하고 양자 논리 연산을 수행하기에 충분한 양”이라고 말했다. 이어 “또 초당 10억 회 이상 진동하는 고정밀 사인파를 생성해 초단파 소스의 큐비트 오류를 크게 줄인다”며 “큐비트 오류 축소는 정밀한 양자 논리 연산을 수행할 때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기기가 생성한 것과 같은 연속파 초단파 소스로는 큐비트를 제어할 수 없다. 무엇보다 초단파를 펄스로 만드는 일이 관건이다. 컨소시엄은 현재 초단파 소스를 신속하게 온·오프(on-off) 스위칭할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스위칭 솔루션 없이 펄스를 생성하는 효율적인 저잡음·저온 초단파 소스는 양자 센서를 비롯한 여러 양자 기술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뫼퇴넌 교수는 “초단파 소스는 양자 컴퓨터와 센서뿐 아니라 다른 전자 기기에서도 클록(clock)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서로 다른 기기들을 동일한 리듬으로 유지해 원하는 시간에 여러 큐비트 연산을 유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VTT 소속 주하 하셀(Juha Hassel)과 연구원들이 기기의 이론적 분석과 초기 설계를 맡았다. 하셀은 범유럽 양자 컴퓨터 업계를 선도하는 IQM의 공학개발부도 이끌고 있다. 이후 알토 대학교에서 박사 후(postdoctoral) 과정을 밟고 있고 중국 화중과기대학교의 부교수를 맡고 있는 쳉유 얀(Chengyu Yan)과 그의 동료들이 오타나노(OtaNano) 연구 인프라를 활용해 VTT에서 기기를 제작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팀들은 모두 핀란드 퀀텀 테크놀로지 CoE 아카데미(Academy of Finland Centre of Excellence in Quantum Technology, QTF)와 핀란드 퀀텀 협회(Finnish Quantum Institute, InstituteQ)에 몸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