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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유경제_특집]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엇박자에 시장 혼란 ‘가중’

등록일 2021년12월16일 18시38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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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후보가 꺼내 든 다주택자 양도소득세(이하 양도세) 중과 유예를 두고 당ㆍ정ㆍ청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혼선이 계속되고 있다. 도무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을 두고 부동산 가격 안정화는커녕 부동산시장 혼란만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선을 불과 3개월 앞둔 시점에서 유력 대선후보의 부동산 정책 관련 발언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본보는 다주택자 양도세를 둘러싼 부동산시장의 분위기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재명 후보 "양도세 중과 유예 `1년만` 유연하게"

지난 12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경북 김천 추풍령 휴게소의 경부고속도로 기념탑을 방문하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1년 동안 한시적 유예하는 아이디어를 본인이 냈고 이를 당과 협의 중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이 후보는 "6개월 안에 (다주택) 처분을 완료하면 양도세 중과 부분을 완전히 면제해주고, 9개월 안에 완료하면 절반 면제, 12개월 안에 완료하면 4분의 1, 1년이 지나면 예정대로 중과를 유지하려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다주택자들이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 때문에 집을 처분하고 싶은데 양도세 중과까지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어 당과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다. 이 후보는 일부 다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완화 추진도 언급하면서 "지방을 다니다 보니 500만 원짜리 움막을 사놨는데 그걸 주택으로 쳐서 2가구라고 종부세를 매겨 억울하다는 하소연이 있다"며 "문제 제기가 타당하다고 생각되는 만큼 이 부분을 조정하는 것 역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양도세란 부동산을 처분할 시에 발생하는 것으로 토지나 건물 등의 부동산을 유상을 매도해 얻은 소득, 즉 그 과정에서 발생한 시세차익에 과세하는 세금이다. 매수 당시 금액보다 낮게 매도하는 경우에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지만 현재 부동산시장은 매일 다른 집값 때문에 이런 경우는 흔치 않다.

1세대 1주택자인 경우 2년 이상 보유, 거주했다면 비과세로 세금 부담이 사라지기도 하지만 투자 등으로 단기간 매매하거나 규제지역의 주택일 경우 중과세로 무거워지기도 하는 세금이다. 1주택만 보유한 실소유자들은 종부세에 양도세마저 부과될 경우, 세금에 대한 부담감이 커 둘 중 하나에 대해 완화는 필요하다는 시각도 상당했다.

하지만 다주택자의 경우는 다르게 봐야 한다는 시각이 있다. 즉, 1주택자의 경우 종부세나 양도세 완화가 주거 안정 측면에서 명분이 있지만, 다주택자의 경우에는 차익을 노린 투기를 목적으로 한 경우가 상당한 만큼 이를 풀어 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사실상 다주택자마저 양도세 중과 유예를 적용한다면 `부자 감세`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당ㆍ정ㆍ청 간 갈등 양상 조짐 ↑
청와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반대 입장

이런 가운데 여당의 대선후보가 내년 대선을 앞두고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온 문재인 정부와 완전히 다른 입장을 밝히면서 당ㆍ정ㆍ청 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재명 후보 측에서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완벽히 실패한 문재인 정부와 확실한 거리를 두겠다는 계산으로 보인다"면서 "정부가 이미 반대 입장을 밝힌 것으로 미뤄볼 때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완화`를 두고 갈등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당ㆍ정ㆍ청 간의 갈등 양상 조짐이 보이고 있다. 이 후보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완화`를 두고 운을 띄우자 곧바로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이달 14일 기자간담회에서 당에서도 공식적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화답했고 더 나아가 종부세에 대해서도 핀셋 조정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답한 것이다.

박 의장은 "일시적 상속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나 갑자기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형제 간 `N분의 1`로 나눠 갖는 경우도 다주택자 경우에 포함되고 있다"면서 "본인이 의도하지 않은 결과로 발생하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이에 대한 반대 입장이 나오는 등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는 점에서 이 후보의 의견이 수렴될지는 의문이다.

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집을 팔아서 불로소득을 많이 얻었으면 그에 상응하는 세금을 내는 것이 조세 정의에 부합한다"며 "개인적으로 다주택자들에 대한 양도세 중과 유예에 반대하며 왜 완화해야하는지 이유도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냈다.

여기에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완화에 이미 반대 뜻을 분명히 밝히며 명확히 선을 그었다는 점도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양도세 중과 유예를 기대한 매물 잠김이 발생하면 가격 안정세가 흔들릴 수 있고, 과세 형평성 문제 등으로 실수요자들의 상대적인 박탈감도 예상되는 만큼 정부 내에서도 논의된 바 없고 앞으로 추진계획도 없다는 의견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역시 이달 2일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양도세 중과 제도 도입 전 충분한 유예 기간을 부여했고 정부 정책의 일관성과 신뢰도 훼손도 야기해 시장의 불안감을 조성시킬 수 있다"고 반대 의사를 직접 밝혔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청와대도 여당에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 반대 입장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4일 도시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이날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은 비공식으로 국회를 찾고 박완주 의장 등을 면담한 자리에서 정책 일관성 등을 이유로 다주택자 양도세 일시 완화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전문가는 "이 후보의 양도세 중과 유예 발언은 이미 정해진 정책의 기조, 매우 예민하고 중요한 정책을 흔들어 놓을 수 있다"면서 "부동산 정책의 혼란을 일으키는 시그널을 줘서 시장에 엄청난 부담과 출렁이게 만드는 요인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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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원 기자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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