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경제=서승아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도입한 신속통합기획에 서울 강남권 재건축까지 참여하면서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과연 끝까지 안정적으로 사업이 진행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재개발 25곳ㆍ재건축 20곳 연내 선정"
이달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2021년 하반기 신속통합기획 추가 사업지로 선정된 재건축사업은 ▲구로구 궁동우신빌라 ▲영등포구 여의도동 시범아파트 ▲강남구 대치동 미도아파트 ▲송파구 장미1ㆍ2ㆍ3차 ▲송파구 송파한양2차 ▲강동구 명일동 고덕현대아파트 ▲강북구 미아4-1구역 등 7곳이다. 이어 재개발사업은 ▲중구 신당10구역 ▲마포구 신정1-5구역 등 2곳이 적용 중이다.
앞서 신속통합기획을 추진 중인 신림1구역 재개발사업은 2020년 4월 신속통합기획 적용 후 지난 1월 사업대행자 선정을 마치고 오는 26일 시공자선정총회 개최를 앞두는 등 발 빠른 사업 추진 속도를 보이고 있다.
신림1구역 재개발사업은 관악구 원신2길 43(신림동) 일원 22만4773.5㎡에 공동주택 2886가구 및 부대복리시설 등을 신축할 계획이다.
이어서 업계 관심 속 신속통합기획 재건축 참여의향서를 신청한 사업지는 ▲강남구 구현대아파트(이하 압구정3구역)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양아파트(이하 여의도한양) ▲서초구 서초진흥아파트 ▲서초구 신반포2차 ▲양천구 목동6단지 등 총 5곳이다. 서울시는 연내 재개발 25곳과 재건축 20곳을 선정해 신속통합기획을 확대할 예정이다. 수시로 참여의향서를 접수하는 사업지가 많은 점을 고려하면 신속통합기획 적용 사업지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 아파트지구(6개)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압구정3구역 재건축사업이 신속통합기획에 참여한다. 압구정3구역 재건축사업은 구현대1~7차를 필두로 10ㆍ13ㆍ14차, 대림빌라트 등 4065가구로 구성돼 압구정동 일대 아파트지구 중에서 사업 규모가 가장 크다.
강남구에 따르면 압구정3구역 재건축 조합은 지난 8일 신속통합기획 참여의향서를 강남구에 제출했다. 이는 조합이 지난달(11월) 30일 대의원회를 열고 신속통합기획 참여를 의결한 데에 따른 후속 조치다. 압구정3구역 재건축사업은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바 있어 다른 절차 없이 대의원회 의결로 신속통합기획 참여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압구정3구역 재건축 조합은 신속통합기획을 적용할 경우 통합 심의를 통해 사업 기간을 단축할 수 있고 인센티브도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어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근 영등포구 여의도한양도 신속통합기획 재건축 참여의향서 제출을 마쳤다. 여의도한양 재건축 운영위원회(이하 운영위)는 지난달(11월) 24일 신속통합기획 참여의향서를 영등포구에 제출했다.
1975년 준공돼 재건축 연한(30년)을 훌쩍 넘긴 여의도한양은 588가구로 이뤄져있다. 여의도한양 재건축사업은 2017년 재건축 안전진단에서 조건부 재건축이 가능한 D등급 판정을 받고 2018년 KB부동산신탁과 신탁 방식 재건축을 추진했다. 하지만 민간 재건축사업을 원하는 주민들 반대에 부딪혀 조합설립동의율 75%를 확보하지 못하고 사업이 멈췄다. 그러다 신속통합기획 적용을 통해 새 국면을 맞이했다.
여의도한양 재건축 운영위는 신속통합기획을 추진할 경우 통상 10년이 소요될 사업 절차가 2년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이어 인센티브로 기부채납 35%, 용적률 600%를 사업계획에 적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사업이 정체됐던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사업도 신속통합기획 참여의향서 제출을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과열에 우선순위 매긴다
업계 "관련 법ㆍ조례 개정이 변수"
이처럼 신속통합기획이 재개발에 이어 재건축에서도 과열 조짐을 보이자 서울시가 우선순위 기준 마련 등 속도 조절에 나섰다. 최근에는 신속통합기획 활성화에 따른 기대 심리가 부동산가격에 반영돼 서울시는 해당 사업지에 토지거래허가구역 추가 지정도 검토 중이다.
지난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는 신속통합기획 참여의향서 제출 사업지가 폭증하고 있어 속도 조절을 위해 신속통합기획 신청 기준을 검토 중이다. 많은 재건축 사업지들이 신청할 경우 철거 뒤 이주 수요 급증에 따른 임대차시장 불안 등이 초래되기 때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참여의향서를 제출한 사업지들은 모두 신속통합기획을 적용하는 점에는 변함이 없다"라며 "다만 가장 시급하고 주거환경 개선 등을 위해 꼭 필요한 사업지 위주로 먼저 추진하는 신속통합기획 신청 기준을 다시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신속통합기획의 가장 큰 변수는 내년 6월 만료되는 오세훈 시장의 임기다. 정비계획 수립 기간이 절반으로 줄어도 최소 2년 이상이 필요한데 2년 동안 신속통합기획이 안정적으로 유지될지는 미지수다.
다음으로 인가 과정에서 필요한 건축, 교통, 환경 통합 심의도 아직 근거가 없는 상태다. 건축, 교통 통합 심의에서는 교통영향평가 조례 개정이 필요하고 건축, 환경 통합 심의에서는 환경영향평가 관련 규정 개정이 필요하다. 건축, 교통, 환경 분야를 한 번에 심의하기 위해서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도 이뤄져야 한다.
무엇보다 시 조례를 개정하기 위해서는 서울시의회를 통과해야 하는데 서울시의회 의원 109명 중 101명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오 시장이 취임한 이후 번번이 서울시의회와 충돌하고 있다는 면에서 내년 지방선거 전에 조례 개정을 장담하기 어렵다. 관련 법 개정도 마찬가지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조례나 관련 법 개정을 장담하기 어려워 사업성이 향상될 수 있는 방안이 뚜렷하지 않다"라며 "사업 기간 단축만으로는 재개발ㆍ재건축 사업성을 높이기에는 부족할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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