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경제=서승아 기자] 내일(25일)부터 투명페트병 분리배출 제도가 전국 공동ㆍ단독주택으로 확대돼 시행되는 가운데 투명페트병 선별장이 턱없이 부족해 증설이 시급해지고 있다.
24일 환경부는 오는 25일부터 전국 공동ㆍ단독주택에 투명페트병 분리배출 제도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전국 공동ㆍ단독주택에서 재활용 폐기물을 배출할 때 투명페트병을 일반 플라스틱류와 별도로 구분해서 배출해야 한다.
지난해 12월 25일 공동주택 투명페트병 분리배출 의무화 시행에 이은 후속 조치로 전국 공동ㆍ단독주택에서 투명페트병 분리배출이 의무화된다. 분리배출된 투명페트병은 장섬유를 생산할 수 있는 고품질 재생원료로 재활용되며 옷이나 가방 등 가치가 높은 재활용 제품으로 만들어져 재활용시장의 활성화, 재활용 제품의 경쟁력 강화 등 순환 경제 구축의 밑바탕이 될 전망이다.
작년 공동주택 투명페트병 분리배출 제도 시행 후 긍정적인 변화도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461톤이었던 민간선별장의 투명페트병 물량은 지난 11월 1233톤으로 약 2.7배가 늘었다. 같은 기간 국내 고품질 플라스틱 재생 원료 생산량은 약 2.2배 증가했고 폐페트병 수입량은 지난해와 비교해 올해 연말까지 약 55%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문제는 주택에서 분리배출한 투명페트병을 선별할 곳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전국 공공선별장 187곳 가운데 이달 기준 투명페트병 선별장을 갖춘 곳은 13곳에 불과하다. 민간선별장 155곳 중 투명페트병 선별장을 갖춘 곳은 43곳뿐이다. 일부 재활용품 수거 업체는 투명페트병을 유색 플라스틱과 혼합해 수거하는 경우가 많다.
투명페트병 분리배출 제도 시행 현장은 여전히 투명페트병의 라벨이 분리되지 않은 채 배출되거나 일반 플라스틱과 함께 섞여 배출되는 등의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 최근에는 분리배출 과정의 불편함을 개선해달라는 요구도 나왔다.
24일 한국소비자원은 최근 6개월 이내 투명페트병 분리배출 경험이 있는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해 발표했다.
조사 결과, 분리배출 과정에서 라벨 제거가 가장 불편하다고 706명(70.6%)이 응답했다. 또 1000명 중 643명(64.3%)은 분리배출 시 보조 도구가 필요하다고 응답했고 643명 중 348명(54.1%)은 보조 도구로 라벨 제거봉을 꼽았다.
환경부 관계자는 "투명페트병을 혼합해서 수거하는 업체가 확인될 경우 즉시 시정을 권고하고 이후에도 지속될 경우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협조해 해당 업체와 재계약하지 않고 별도로 수거하는 업체와 계약하도록 행정 지도할 것이다"라며 "공공선별장 확충을 위해서 예산을 235억 원에서 281억 원으로 늘리고 투명페트병 선별장도 20곳을 구축하겠다"라고 말했다.
정부는 투명페트병 선별장 20곳을 설치한다는 구상이지만 선별장을 모두 설치하려면 몇 년은 더 필요하다. 투명페트병 선별장은 앞으로도 쉽게 증설되지 못할 전망이다. 정부는 사전 준비가 미흡했을 뿐만 아니라 발 빠르게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투명페트병 분리배출에 대한 시민들의 참여 의지가 꺾이기 전에 정부가 투명페트병 선별장 증설을 신속하게 진행하는 건 어떨까. 정부가 보다 투명페트병 선별장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바란다.
ⓒ AU경제(http://www.areyou.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