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경제=김진원 기자] 2022년을 맞아 전문가들은 여러 분석과 전망을 발표하고 있는데, 초소형 혹은 초대형 아파트는 오름폭이 크지만, 중형 규모의 경우는 그에 미치지 못하면서 아파트 크기 간 양극화까지 점차 심해지는 분위기다. 앞으로 이 같은 현상이 더욱 가속회될 수 있다는 주장도 상당해 업계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이에 반해 정부는 지역과 무관하게 하향 안정세로의 전환에 속도가 붙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어 부동산시장 현장과 정부가 상황을 바라보는 괴리감이 상당하다. 본보는 집값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는 이유를 살펴보고 현재 시장 상황을 자세히 살펴봤다.
집값 양극화 심화… 서울 vs 5대 광역시, 아파트값 8억5000만 원 `차이`
전문가 "하방 요인 많아… 격차 더 벌어질 수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이후 서울과 지방 아파트값의 격차가 더욱 벌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5대 광역시는 아파트 가격이 더디게 오른 반면, 서울 아파트 가격은 급격하게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이른바 `집값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졌다.
이달 5일 부동산 정보 업체인 경제만랩이 KB국민은행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의 평균적인 매매가격은 12억4978만 원, 5대 광역시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3억9701만 원으로 서울과 5대 광역시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 격차가 8억5277만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5월 당시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6억708만 원, 5대 광역시는 평균 매매가격이 2억6200만 원을 기록하며 양쪽 격차가 3억4508만 원이었던 것을 비교할 때 문재인 정부 5년간 5억 원의 격차가 발생한 것이다. 사실상 매년 평균 1억 원씩 격차가 발생했다는 것인데 문 정부 집권 내내 아파트값의 양극화가 심해졌다는 결론이 나온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서울 아파트의 경우 지난해 12월을 기준으로 2017년 5월 대비 105.9% 급등한 반대로, 5대 광역시 아파트는 같은 기간 51.5% 상승하는 것에 그쳤으니 지역 간 아파트값 양극화가 극심해졌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이 같은 지역 간 양극화 현상에 주된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다주택자 보유세 강화 ▲1주택자 세 부담 완화 등으로 인해 세금에 대한 민감한 상황이 계속되면서 결국은 `똘똘한 한 채`를 선호하는 현상이 짙어진 것이 대표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현 상황이 일시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부동산시장은 금리 인상 이슈와 여전한 대출 규제 등으로 인해 유동성이 소극적으로 변화하면서 주택값이 하락할 요인들이 훨씬 많이 예측된다. 이미 상승할 대로 상승한 집값이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하방 압력이 강해지고 이에 거래량마저 줄어들면서 시장 내 `옥석 가리기`로 매력적인 지역에 있는 아파트만 집값이 오르고 이외 지역은 외면받으면서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시각도 많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확실히 올해는 제로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면서 빚을 지고 무리하게 아파트를 산 수요자들에게 부담스러운 상황이 전개됐고, 워낙 대출 규제가 강한 만큼 정책적으로나 심리적으로 하방 요인들이 많다"면서 "기본적으로 거래량이 생기려면 매수세가 받쳐줘야 하는데 최근 여러 분위기상 위험 부담이 커진 만큼 과거처럼 당연히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는 예상보다는 관망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상당해 거래량이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가오는 대선에서 어느 후보의 승리할지는 모르지만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 집값 조정을 예상하는데, 앞으로 정부의 정책에 변화가 감지되지 않는다면 서울과 5대 광역시 간의 지역 양극화 국면은 갈수록 강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과거 중형 아파트 인기→최근 초소대형과 초대형 집값 ↑
아파트 크기별 `양극화`… 전문가 "1인 가구 증가, 대출 규제 영향"
이뿐만 아니다. 지역 간 양극화 말고도 아파트 규모에 따라 선호도가 나뉘면서 크기에 따른 양극화 여파도 더해가는 모양새다. 매수세가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다 이전까지 상대적으로 시장에서 선호도가 높았던 중형 규모 아파트가 아닌 소형ㆍ대형 크기의 아파트들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이달 12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아파트 규모별 매매가격지수 변동률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전국을 기준으로 전용면적 40㎡ 이하인 초소형 아파트의 상승률이 전월 대비 0.92%로 상승하며 모든 평형대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데 이어 40㎡ 초과~60㎡ 이하인 소형 아파트가 0.9%, 135㎡를 초과하는 초대형 아파트가 0.83%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범위를 수도권으로 한정해도 ▲초소형 1.18% ▲소형 1.05% ▲중대형(85㎡ 초과~102㎡ 이하) 0.88% ▲초대형 0.87% 순으로 변동률이 높았고, 중소형(60㎡ 초과~85㎡ 이하) 크기의 아파트가 상승률 0.8%를 기록해 전국적인 흐름과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정부의 규제로 대출이 쉽지 않게 되면서 그간 인기를 끌던 중형 아파트가 외면을 받고 아예 가격대가 낮은 소형 크기의 아파트로 시선이 향하거나 현금이 많은 자산가를 중심으로 대형 아파트가 거래된 측면이 있다는 게 상당수 전문가의 분석이다.
이에 더해 최근 1인 가구가 폭증하는 인구적인 측면에서 구조적인 변화가 한몫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유관 업계 관계자는 "그간 `국민 평형`이라 불릴 정도로 인기가 높았던 중형 규모 아파트의 가격 상승률이 소형과 대형 아파트보다 낮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있다"면서 "시대가 변하면서 가구 구조 역시 4인 가구에서 1인이나 2인 가구 중심으로 이동했고 이와 맞물려 대출 규제가 겹치면서 소형 아파트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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