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경제=김진원 기자] 얼마나 상처를 받고 힘든 일상생활을 할지 감히 가늠하기 어렵지만, 그렇다고 해서 누군가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주는 행동을 양해해달라고 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일까.
오늘(21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가 오이도역 리프트 참사 21주기를 하루 앞두고 오전부터 지하철 4호선 미아사거리역에서 이동권 시위를 벌였다. 지난해 12월 31일에도 발생한 비슷한 시위가 있었는데 이번 시위로 또 다시 지하철 4호선의 운행이 오전부터 지연되며 일반 승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무엇보다 한창 출퇴근하기 바쁜 시간대에 지하철이 지연되면서 불만 섞인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특히 이번이 처음이 아닌 만큼 일반 시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과 함께 추후에도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의 시각이 계속되고 있어 당분간 출퇴근 시간대 직장인들의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닌 눈치다. 출근 시간인 오전 8시부터 휠체어를 탄 장애인 다수가 직접 역을 방문해 승강장에 진입하는 열차에 승차, 하차를 반복하면서 이동권 시위를 벌인 것으로 이로 인해 전철 운행 지연이 불가피해졌고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일반 시민들에게 돌아갔다.
그렇다면 전장연이 일반 시민들에게 피해가 갈 것이 예상 가능함에도 이 같은 무리한 행동을 강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연은 이렇다. 내일(22일)은 오이도역 리프트 참사 21주기로 2001년 1월 22일 장애인 노부부가 오이도역에서 리프트를 이용하다가 추락한 사고로 장애인들에게 매우 안타까운 사연으로 기억되고 있다. 이를 계기로 장애인이 마음 놓고 돌아다닐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하기 위한 이른바 `장애인이동권연대`가 결성됐고 이후 이들은 지하철 역사 엘리베이터 설치, 저상버스 도입 등을 요구해왔다.
당연히 이번 전장연 주도 하에 이뤄진 시위 역시 오이도역 장애인 리프트 추락 참사 21주기를 앞두고 장애인권리예산 확보를 위한 `퍼포먼스`였던 것이다. 어쩌면 불편함을 갖고 평생을 살아가야 하는 이들에게 사회적 시스템의 필연적인 보호가 이뤄져야 함에도 여전히 제대로 보호 받지 못하는 현실 속에 절망적인 마음을 안고 이뤄진 시위이지 않을까 싶다. 때문에 사회적으로도 오래된 과제, 해묵은 문제로 치부할 것이 아니라 좀 더 진지하게 다가가야 한다. 특히 정치인들은 자신의 지위만을 위한 표 얻기 행동에만 골몰할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생활에 큰 불편함을 안고 살아가는 우리나라 장애인들 호소에 귀 기울여야 한다. 이번 시위를 계기로 조금이나 우리나라 장애인들에 대한 처우가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나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 자신들의 권리를 찾겠다고 수십만, 수백만 시민들이 입을 피해가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양해해달라는 것은 매우 이기적이다. 오죽하면 민폐적인 행위를 감행했을까 싶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행동은 올바르지 않다. 이건 불편함의 문제가 아니다. 명백한 피해다. 장애인들의 이번 시위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다른 선량한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추후 재발해서는 안 된다. 좀 더 현명한 방법을 찾고 고민해야 할 시점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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