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BTS 논란이 뜨겁다. 확정은 아니라지만 거론 자체로 어마한 파장이다. 이는 당연하다. 몇째 주 빌보드 차트를 석권한 것뿐만 아니라 그 옛날 마이클 잭슨을 능가하는 최고의 슈퍼스타이기 때문이다. 네티즌들은 정치적으로 이용 말라고 한다. 대중 가수나 유명인이 대통령 취임식에 선 것이 전례가 없지 않은데 왜 논란일까?
인기 영합 보다 더 중요한 대한민국 문화 깊이 보여줄 절호의 기회
춤과 노래에서 중요한 것은 때와 시간, 장소다, 한마디로 분위기 파악이다. 여흥이 한창인 동창회 회식자리에서 한 친구가 갑자기 슈베르트의 보리수나 소프라노 동창이 구노의 아베마리아를 부르는 청순파가 꼭 하나씩 있다. 자기 취향이니까 뭐라고 할 순 없지만 이럴 때 분위기 깬다고 말한다.
대통령 취임식은 국가의 최대의 행사이다. 국격을 담아야 하는 품격과 장중함, 한국의 문화 정체성을 보이게 해야 한다. 그러니까 시중의 인기 영합이나 여흥보다 국가 예식(禮式)으로서의 세련된 가치를 담아내야 한다. 꼭 전국 노래자랑처럼 함께 손뼉 치고 엉덩이를 흔들어야 하는 것이 아니다. 이건 정치가의 몫도 아니고 행정가의 몫도 아니다.
그렇다면 대통령 취임식에 국민들이 그토록 좋아하는 신나는 트롯을 올려야하지 않겠는가. 국민의 방송이란 KBS까지 앞장서서 꼬마들이 ‘가슴이 아프다’는 노래를 부르는 트롯 공화국에서 말이다. 왜 요트를 탄 부호처럼 비치는 영광의 BTS를 안철수 위원장이 두 번이나 찾아갔을까? 그리고 그 대표는 더 대중음악을 생각해 달라고 했을까. 이걸 보는 문화예술인들은 솔직히 허탈한 기분이다.
아, 이 정부도 문화 예술 물 건너간 것일까. 그래도 문재인 정부엔 탁현민이 있어 국경일 등 국가의전 행사에 깊지는 않으나 반짝반짝 허를 찌르는 총기라도 있었는데, 윤석렬 대통령 정부에선 인수위 구성에서부터 의구심이 들던 차다.
국격 담아내고 세계에 위로와 평화의 메시지 보냈으면
대통령 취임식은 우리만의 잔치가 아니다. 세계시민에게 뭔가를 던져야 한다. 우리가 지난해 선진국에 진입하지 않았는가. 그래서 지구촌이 지금 겪고 있는 코로나 19의 심각한 고통과 처절한 죽음에 ‘위로와 평화’를 담았으면 한다. 굳이 잘 나가는 BTS를 대통령 취임식에 부르지 않았다 해도 이들이 서운해하지 않을 것 같다. 오히려 엄숙한 무대가 뻘쭘하고 어울리지 않을 수 있다. 모든 게 제 물에서 놀 때 진가가 나타난다. 그래서 약은 약사에게 진료는 의사에게, 문화는 예술인에게 돌려주는 분위기 파악부터 하는 정부였으면 한다. 각 분야의 최고들로 통합과 혁신을 해야 하는 새 정부가 취임식에 통합의 메시지를 위해 전국 8도에서 모인 각계각층, 직능별로 구성된 1, 000인의 합창은 어떠한가.
<강남구 소비자저널=김은정 대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