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체험관 전경
조희석 기자 | # “어르신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을 때는 이동할 때다. 택시도 잡기 어렵고 버스표, 기차표, 비행기표 예매도 쉽지 않다. 스마트폰 앱을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전히 택시를 잡기 위해 길 위에서 한 시간씩 기다린다. ”
- 대한노인회 서울지회 고광선 회장
# “같은 어르신 세대 내에서도 필요로 하는 디지털 교육이 다르다. 80대 어르신은 교육 자체 보다는 말벗이 되어주시기를 바란다면, 60대 영시니어들은 배우고자 하는 열의가 높고 지금 당장 필요한 것 위주로 배우고 싶어하신다. ”
- 서울디지털재단 어디나지원단 임정빈 강사
서울시가 어르신을 비롯한 디지털 취약계층의 격차 해소를 위한 '22년 서울시 디지털 역량 강화 추진계획'을 21일 발표했다.
서울시의 이번 계획은 디지털 소외계층 가운데에서도 가장 디지털을 어려워 하는 계층인 어르신을 위한 전방위적 역량 강화 방안을 마련해 시민 누구나 소외됨 없이 디지털 사회의 혜택을 고루 누리도록 할 계획이다.
정부가 발표한 '2021 디지털정보격차실태조사'에 따르면 전 국민 기준 고령층(55세 이상) 디지털 역량 수준은 지난해에 비해 0.5% 상승한 69.2점으로, 고령층 외에 저소득층‧장애인‧농어민 등 디지털 소외계층 가운데에서도 최저 수준이다. 서울시 어르신 계층은 전국 수준을 상회하지만 타 계층에 비해 최저 수준인 것은 동일하다.
시의 이번 계획은 디지털 교육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 ①강사와 교육생 간의 1:1 면대면 교육 방식 확대‧강화, ②수요자 맞춤형 교육 콘텐츠 확보 등 어르신들의 수요를 반영한 교육 체계 구축 및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이는 서울시가 지난 2월, 대한노인회 중앙회․서울지회,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 등 대표적인 어르신 단체 등 7개 기관의 어르신들과 기관장을 직접 만나 어르신들이 디지털 사회에 겪는 어려움과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현장에서 답을 찾는 과정에서 얻은 결실이다.
① ‘바로 곁에서’ 강사와 교육생 간의 1:1 면대면 밀착 교육 확대・강화
첫째, 어르신이 교육장을 찾아오게 하는 것이 아닌, 강사가 교육생의 ‘바로 곁에서’ 교육을 진행하는 면대면 밀착형 교육을 확대・강화한다.
어르신이 많이 이용하는 공원, 산책로를 비롯해 영화관, 식당 등 디지털 기기 활용하는 매장 등 어르신이 자주 방문하는 현장을 디지털 안내사가 찾아다니며 디지털기기 사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어르신들의 애로사항을 바로바로 해결한다.
이를 위해 시는 통신사 및 생활인구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어르신들이 주로 모이는 인기지역(핫플레이스)을 도출, 이를 서울시 권역별로 벨트화해 노선을 선정하고 여기에 디지털 안내사 100명을 배치한다.
이 사업은 서울시 안심일자리사업과 연계해 4차산업혁명시대에 부응하는 디지털 일자리 모델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와 함께 어르신이 어르신을 가르치는 노노케어 방식의 어디나지원단 사업(150명)을 통해 어르신 눈높이에 맞는 1:1 밀착, 반복교육을 수행한다.
지난 19년부터 이 사업을 수행해 온 서울디지털재단은 어디나지원단이라는 오프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올해 이러닝 시스템도 구축해 온・오프라인 융합의 고도화된 시스템으로 학습 효과를 극대화한다.
어디나지원단의 디지털 교육사업에 참여하기를 희망하는 복지관‧어르신 이용시설 등 기관 담당자는 서울디지털재단으로 문의하면 된다.
아울러 와이파이, 스마트패드, 이동형 키오스크 등 디지털 교육환경을 갖춘 디지털 교육버스(2대)를 새롭게 도입, 경로당, 아파트 커뮤니티 등 수요처를 찾아가는 이동형 교육장도 선보일 계획이다. 교육 로봇 리쿠를 활용한 디지털 교육도 지난해에 이어 계속된다.
② 시민 누구나 집 근처에서 모바일․실생활 중심의 디지털 교육 참여
둘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진행하는 ‘디지털 배움터사업’을 통해 시민 누구나 주민센터, 도서관 등 집 근처에서 모바일․실생활 중심의 디지털 역량 교육을 들을 수 있다.
4월부터 본격 진행 중인 이 사업은 주민센터, 복지관, 생활유휴시설 등 지역커뮤니티 기반의 디지털배움터 123개소를 통해 디지털 기초부터 생활, 심화, 특별과정에 이르기까지 수준별 교육과정이 무료로 진행된다. 배움터마다 강사와 서포터즈 각 2인 1조를 배치해 스마트기기 활용법, 교통, 금융 등 생활 속 디지털 역량을 높일 계획이다. 올 한해 90,000명의 시민 교육생을 목표로 한다.
특히 올해 신규사업으로는 생활 곳곳에 늘어난 키오스크(무인기기), 태블릿, VR기기 등의 이용법을 익힐 수 있는 디지털 체험존을 선보인다. 총괄 디지털 체험존으로는 시청 시민청 내 스마트서울전시관, 구로 스마트홍보관, 창동 아우르네 내 스튜디오 체험관 3곳이 이달 개관했다.
③ 어르신 수준에 맞는 맞춤형 교육 콘텐츠 발굴・확보
셋째, 많은 어르신들이 공통적으로 의견을 내셨던 어르신 맞춤형의 교육 콘텐츠 발굴‧확보에도 적극 나선다. 또, 이 같은 교육 콘텐츠는 어르신 뿐만 아니라 서울시민 누구나 무료로 온・오프라인 융합의 플랫폼을 통해 들을 수 있다.
시는 서울디지털재단을 통해 이미 기초, 생활, 심화, 응용 등 수준에 따른 어르신 맞춤형 디지털 포용콘텐츠(총 33종)을 갖추고 스마트서울캠퍼스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일부는 기능보강 중으로 순차적으로 오픈 예정)
이와 함께 어디나지원단의 어르신 강사를 활용한 유튜브 기반의 동영상 콘텐츠(총 32종)도 시청 가능하다. (유튜브에서 ‘서울디지털재단’ 검색 후 ‘구독’ 버튼 누르면 가능)
올해는 택시앱 호출, O2O서비스(모바일쿠폰)이용, 계좌이체, 공과금 납부 등의 실생활 콘텐츠를 추가 개발한다.
올해는 이처럼 다양한 교육 콘텐츠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AI 튜터 기반의 역량진단을 통해 맞춤형 교육을 추천하는 시스템을 올 하반기 시범 적용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서울디지털재단은 시나리오 기반의 대화형 역량진단 도구를 자체적으로 개발 중에 있으며 이렇게 개발된 역량 진단체계와 다양한 교육콘텐츠를 활용한 학습 관리가 하나의 플랫폼에서 이뤄지는 이러닝 시스템을 구축한다.
④ 어르신 교육-일자리 연계의 선순환 생태계 조성
넷째, 어르신을 위한 디지털 교육이 디지털 일자리로 연계되는 선순환 생태계 조성이다.
시의 이번 계획을 통해 창출되는 일자리는 총 742명이다. 찾아가는 디지털안내사(100명)와 어디나지원단(100명)은 만 55세 이상의 어르신을 포함한 경단녀 등 디지털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채용한다.
연령 구분 없이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디지털 배움터 강사 및 서포터즈(492명)와 청년들로 구성되는 주니어 어디나지원단(50명)도 선발한다.
이를 통해 디지털 교육의 질을 높이고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디지털 교육 실수요자와 제공자 간의 소통 채널 마련을 위한 민관 거버넌스 체계도 구축한다.
어르신 단체, 교육 강사를 비롯해 서울시, 디지털재단, 에듀테크 기업 등이 참여해 민관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교육 기획 단계에서부터 시행에 이르기까지 추진 단계별로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한 디지털 격차 해소사업을 추진해 나가기 위함이다.
시의 이번 계획에 따르면 오는 26년까지 50만 명의 서울시 어르신 대상으로 디지털 교육을 실시하는 한편, 어르신 계층의 디지털 역량 점수를 90점까지 높여나갈 계획이다.
박종수 서울시 스마트도시정책관은 “서울시가 디지털 전환을 통해 스마트도시로 발전해나가는 과정에서 성장의 지체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곳이 없는지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라며 “거리두기 전면 해제에 따른 일상 회복이 눈앞에 다가온 가운데, 우리 일상 속에 널리 퍼져있는 디지털 기기로 인해 당혹해 하는 어르신들이 더 이상 소외됨 없이 디지털 사회의 당당한 일원으로 설 수 있도록 서울시가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출처 : 서울특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