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시군담당자검색서비스
최지나 기자 | 바야흐로 4차 산업혁명 시대다. 일상생활 속에서 접하는 다양한 서비스들이 더 넓은 범위에서 더 빠른 속도로 간편화되고 있으며 우리는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누리고 있다.
공직사회는 어떨까? 여러 법령과 사업들은 현시대 상황에 걸맞게 개정되고 쏟아지고 있으나 정작 공무원들이 일상에서 빈번하게 접하는 업무들은 여전히 과거의 방식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경남도는 달랐다. 단순하지만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업무들에 메스를 들이대고 수술대로 올렸다. 이러한 시도는 곧 업무의 효율화로 직결되었으며 공무원들이 보다 더 본연의 대도민 서비스에 집중할 수 있는 성과를 거뒀다.
그렇다면 이러한 업무 혁신은 누가 실현했을까? 도정 혁신과제에만 전념하는 벤처형 실험조직 경남 G-랩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문제해결형 실험조직(Government-Laboratoy)을 뜻하는 경남 G-랩은 공무원 2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운영에 소요되는 별도 예산은 편성되어 있지 않다. 돈을 들이지 않고 시스템을 구상하고 설계, 개발까지 완료하여 더욱 화제다.
경남도청 내 변화를 일으킨 동력은 그들의 확고한 의지와 열정이다. 직원들이 업무 일선에서 어려움을 겪거나 문제 의식을 가지고 있는 과제를 적극 발굴하여 온전히 직무에 몰입할 수 있는 업무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2명의 의지가 공공기관의 특성으로 경직적인 조직문화를 혁신의 바람으로 뒤흔든 것이다.
과거에 머물러 있는 일하는 방식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킨 대표적인 사례를 둘러보자.
경남도청 A 주무관은 오늘 새로운 시책사업을 추진하게 되었다. 처음 하는 사업이라 다른 시·도는 어떻게 사업을 전개하는지 사례를 알아보고 싶었다. 인터넷을 열고 17개의 광역자치단체 누리집에 들어가 업무 담당자를 찾아야 한다. 기관마다 누리집 구성이 다양하여 헤매고 헤맨 끝에 1시간이 지나서야 겨우 파악이 끝났다. 이런 단순 업무에 A 주무관은 사업을 구상하기도 전에 힘이 빠져버렸다.
시도 시군 담당자 검색 서비스(Noogo)는 이런 문제를 10초 만에 해결하게 해주었다. 직원들은 서비스에 접속하여 키워드 입력 후 검색 버튼만 누르면 전국 지자체의 담당자 이름과 담당업무가 한 페이지에 일목요연하게 정렬된 광경을 곧바로 볼 수 있다.
다른 시·도나 경상남도의 관할 시·군의 업무 담당자를 찾으면서 이제는 한숨을 쉴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경남도청 B 주무관은 공사 현장에 출장을 가서 시공 상황을 확인하고 사무실로 복귀하는 중이다. 복귀하는 대로 보고서를 빨리 작성해야 하지만 가는 길이 불편하다. 출장을 다녀왔다는 증빙 자료로 출장지에서 구매한 물품 영수증이 필요해서 편의점을 찾아 여기저기 헤매야 하기 때문이다. 물품 영수증은 출장비 지급 건에 대한 회계감사 시 첨부되어 있어야 하는 필수적인 증빙 자료다. 청렴도와 직결되기 때문에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다. 사무실 복귀 후에는 겨우 구매한 종이 영수증을 풀칠해 A4 용지에 붙인다. 모든 것이 전자화되고 있는 시대에 아직까지도 출장 증빙은 종이로 시작해서 종이로 끝난다.
경남 G-랩의 ‘원터치 디지털 출장 증빙 시스템’은 말 그대로 터치 한 번으로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한다. 출장지에서 개인 휴대전화의 앱에 접속하여 터치하면 위치정보를 활용해 현재 위치와 출장자 정보를 암호화하고, 이를 디지털 QR코드 형태로 변환‧생성한다. 생성된 QR코드는 현지 방문을 증빙해주는 종이 영수증을 대체하며 감사에서도 출장 진위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어 위변조에 대한 우려도 없앴다.
편의점을 찾아 헤매는 불필요한 시간을 줄여줄 뿐만 아니라 종이 절약, 청렴도 상승까지. 손가락 하나로 모든 것이 바뀌었다.
경남도청 C 주무관은 업무와 관련된 기관들의 동향과 정보를 파악해야 한다. 일일이 각 기관의 누리집에 접속하여 새로운 정보를 수집하는 데 열중한다. 정보는 힘이다. 많이 알수록 변화하는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하고 도민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어 더 나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남 G-랩은 경남도청 직원들에게 힘을 실어 주기 위하여 인건비가 들지 않는 개인 비서를, 그것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게 인공지능 비서를 배치했다. 직원이 원하는 키워드를 업무관리시스템에 등록하면 인공지능 비서가 스스로 국내의 행정기관과 공공기관의 광범위한 정보와 동향을 24시간 내내 자동으로 찾아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내구연한 경과로 폐기 대상인 컴퓨터 5대가 인공지능 비서 역할을 수행하여 예산 한 푼 들이지 않았다.
경남도청 직원들은 돈 들이지 않고 번거로움도 줄여주는 든든한 개인 비서를 곁에 두게 되었다.
해당 사례 외에도 코로나19 상황에서 밀집도를 완화하고자 구내식당 이용 대기줄을 사무실 안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구내식당 배식 대기 밀집도 열람 서비스’를 개발하였고, 공직자로서 보안상 업무 관련 사진을 사무실 컴퓨터로 바로 옮기지 못했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하여 모바일에서 업무관리시스템으로 바로 전송할 수 있는 ‘모바일 사진촬영 전송시스템’을 개발하였다. 개발된 프로그램에 경상남도의 재밌는 방언을 첨가하여 제목을 붙인 것은 덤이다.
경남 G-랩은 도민이 꼭 필요로 하는 성과를 창출하는 도정을 구현하고자 고정화된 기존 업무 방식을 탈피하고 조직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하여 운영을 시작하였다. 기존의 일하는 방식을 효율적으로 바꾼 것뿐만 아니라 도청 내 혁신 공감대를 확산하는 등 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경남 G-랩의 정병호 주무관은 “벤처형 실험조직 경남 G-랩의 작은 시도가 혁신이라는 큰 바람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직원들이 대도민 서비스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G-랩 활동을 추진하겠다”라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뉴스출처 : 경상남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