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유경제=서승아 기자] 학교 밖에서 학교 폭력 피해를 당한 학생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하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늘어나고 그 방식이 교묘해지고 있어 교육부의 대책 마련이 시급해지고 있다.
이달 6일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1차 학교 폭력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지난 4월 5일부터 같은 달 30일까지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재학생 약 63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이 중 88%인 약 55만 명이 응답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응답자에게 2020학년도 2학기 시작부터 조사 참여 시까지 학교 폭력 관련 경험과 인식을 물었다. 그 결과, 학교 폭력 피해를 당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률은 1.1%로 지난해 대비 0.2%p 증가했다. 지난해는 학교 폭력 피해 응답률이 3년 만에 감소했지만 올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학교 폭력 피해 장소는 `학교(49%)`가 `학교 밖(46.4%)`보다 높았지만 `학교 밖` 비율이 2020년 1차 조사(35.7%)보다 10.7%p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1차 조사 결과와 비교할 경우 21.3%p가 늘어난 것이다. 학교 밖 폭력 피해가 대폭 증가한 것은 코로나19로 등교일수가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학교 밖 중에서도 `공원, 놀이터, 골목 등(17.9%)`이 가장 높았다. 사이버 공간도 9.8%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집ㆍ집 근처(7.8%)`, `학원 주변(6.7%)`, `학교 밖 체험 활동 장소(3.7%)` 순으로 집계됐다.
학교 밖 폭력은 학교 폭력보다 더 심각한 수준의 폭력이 가해질 뿐 아니라 관리자, 목격자가 없는 점도 문제다. 또한 학교 폭력 연루자가 모두 같은 학교 학생이 아닌 점도 학교 밖 폭력 문제점 중 하나다.
지난 9일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입수한 서울 11개 교육지원청 학교 폭력 조치 결정 통보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 지역에서는 음주를 한 학생이 학교 밖에서 성폭력을 당한 사례가 발생했다. 이 사례는 다른 지역의 학생이 연루돼 2개 이상의 교육지원청에서 조치 결정 통보서를 작성했다. 또 다른 지역에서는 초등학생이 같은 학원생인 중학생에게 집에 있던 현금 수백만 원을 갈취당해 신고했다.
아울러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온라인 활동이 늘면서 사이버 학교 폭력도 증가했다. 사이버 학교 폭력은 지난해에 비해 1.8%p 줄었지만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할 경우 1.3%p가 증가했다. 학교 폭력 피해자 10명 중 1명이 사이버 학교 폭력 피해자인 셈이다.
사이버 학교 폭력은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단순히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서 피해 학생을 비방하는 것뿐만 아니라 대화방을 나가도 반복해서 초대하는 일명 `카톡 감옥`과 지인의 얼굴을 음란물에 합성하는 등의 방식이 등장했다.
한편, 학교 폭력 피해 시간은 `학교 일과가 끝난 후(24.3%)`가 가장 높았다.
이처럼 학교 폭력이 증가하고 그 방식이 다양해져 현장을 중심으로 한 맞춤형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를 위해 교육부가 2학기 개학과 발맞춰 관련 지침과 「학교 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개정에 대한 필요성도 자주 언급된다.
교육부가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다양한 방식으로 변하고 있는 학교 폭력 현실에 맞춰 대책을 내놓는 건 어떨까. 교육부가 실태 조사 결과만 발표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학교 폭력 실정을 반영해 근본적인 대책을 제시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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